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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교 이야기
산학교에서는 개인의 특성, 다름, 정도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또래와 함께 개인의 욕구에 적합한 교육인 통합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통합교육을 진행하면서 아이와 생긴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소금인형 이야기
지난 수요일에 있었던 일이었던 것 같다.
오늘따라 2학년 민준이가 다른 날과 다르다.
몸깨우기를 하기 위해 운동장에 모였는데 땅에 두 발로 서기 힘들어하고
원을 만들자고 해도 들리는지 들리지 않는지 자기만의 놀이 빠져있고…….
그런 민준이를 참여시키기 위해 여러 번 “민준아, 민준아”하고 불러보기도 하고
내 몸에 붙여 일으켜 세워 데리고 오기도 하고
수업 안으로 들어오게 하려고 실랑이를 하기도 하고…….
민준이가 이제까지 규칙도 잘 지키려고 노력하고 수업에 80% 이상 들어오기도 하였는데
뭐가 어려움일까? 민준이에게 무슨 변화가 생긴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 것이 없어 민준이와 다시 규칙을 정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인가? 하며 힘이 빠지는 하루였다.
민준이 이야기
오늘은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다. 보이는 것이 다 새롭고 신기하다.
나를 불렀다고 했는데 난 들리지도 않았는데…….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정신이 없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이 정신없고 뭐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소금인형은 자꾸 나보고 오라고도 하고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고 잔소리한다. 시끄러워~~!!!!
다리에 힘이 빠져 오징어 다리처럼 비틀거리기도 하고 자꾸 넘어질 것 같아 앉아서 놀았다.
난 그냥 보이는 것, 들리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할 뿐인데 그게 잘못인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은 안 되나?
오늘 하루는 나도 힘들다. “수업에 들어가야지”, “민준아, 그렇게 하면 안 돼” 등 많은 소리 너무 정신이 없다.
다음날 우리의 이야기
민준이가 어제 약을 먹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민준이가 먹는 약은 집중하는데 도움 주기 위한 약이다. 그래서 차분하게 또는 다른 사람들 말에 집중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하지만 그 약을 먹지 않았다는 것을 알자마자 ‘아하~ 민준이가 그래서 어제 그랬구나?’ 하는 생각과 ‘민준이도 어제 많이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에 미안함이 몰려왔다.
그래서 민준이를 만나자마자
“민준아, 어제 많이 힘들었지? 민준이가 약을 먹지 않아서 소금인형 말도 잘 들리지 않았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었나 봐. 근데 난 그것도 모르고 민준이를 이해하기보다 왜 그러지 하며 평소처럼 해주길 바랐거든. 그래서 미안해. 민준이 상황도 모르고 마음도 몰라주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이야기해서 말이야.”
그랬더니 민준이가 하는 말은
“아하~ 그랬구나. 그래서 내가 정신도 없고, 사람들 말이 들리지 않았구나.”, “그리고 가슴도 쿵쾅거렸고 다리에 힘도 없었어.” 하며 이야기를 하였다.
“하지만 소금인형 잘못 아니야” 하고 이야기해 주는 민준이를 나는 말없이 꼭 안아주었다.
“민준아 더 많이 이해하지 못해, 더 많이 알아주지 않아 미안해. 그리고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해줘서 고맙고, 사랑해.”
난 그 이후로 민준이를 더 큰 눈으로 더 큰마음으로 보기로 결심했다.
여전히 부족한 나를 탓하지 않는 민준이에게 멋진 소금인형이 되기로 마음먹는다.
글 | 소금인형(산학교 통합교사)
*산학교는 공동육아의 철학과 이념을 바탕으로 세워진 초, 중등 9년제 대안학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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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교 이야기
산학교에서는 개인의 특성, 다름, 정도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또래와 함께 개인의 욕구에 적합한 교육인 통합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통합교육을 진행하면서 아이와 생긴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소금인형 이야기
지난 수요일에 있었던 일이었던 것 같다.
오늘따라 2학년 민준이가 다른 날과 다르다.
몸깨우기를 하기 위해 운동장에 모였는데 땅에 두 발로 서기 힘들어하고
원을 만들자고 해도 들리는지 들리지 않는지 자기만의 놀이 빠져있고…….
그런 민준이를 참여시키기 위해 여러 번 “민준아, 민준아”하고 불러보기도 하고
내 몸에 붙여 일으켜 세워 데리고 오기도 하고
수업 안으로 들어오게 하려고 실랑이를 하기도 하고…….
민준이가 이제까지 규칙도 잘 지키려고 노력하고 수업에 80% 이상 들어오기도 하였는데
뭐가 어려움일까? 민준이에게 무슨 변화가 생긴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 것이 없어 민준이와 다시 규칙을 정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인가? 하며 힘이 빠지는 하루였다.
민준이 이야기
오늘은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다. 보이는 것이 다 새롭고 신기하다.
나를 불렀다고 했는데 난 들리지도 않았는데…….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정신이 없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이 정신없고 뭐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소금인형은 자꾸 나보고 오라고도 하고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고 잔소리한다. 시끄러워~~!!!!
다리에 힘이 빠져 오징어 다리처럼 비틀거리기도 하고 자꾸 넘어질 것 같아 앉아서 놀았다.
난 그냥 보이는 것, 들리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할 뿐인데 그게 잘못인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은 안 되나?
오늘 하루는 나도 힘들다. “수업에 들어가야지”, “민준아, 그렇게 하면 안 돼” 등 많은 소리 너무 정신이 없다.
다음날 우리의 이야기
민준이가 어제 약을 먹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민준이가 먹는 약은 집중하는데 도움 주기 위한 약이다. 그래서 차분하게 또는 다른 사람들 말에 집중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하지만 그 약을 먹지 않았다는 것을 알자마자 ‘아하~ 민준이가 그래서 어제 그랬구나?’ 하는 생각과 ‘민준이도 어제 많이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에 미안함이 몰려왔다.
그래서 민준이를 만나자마자
“민준아, 어제 많이 힘들었지? 민준이가 약을 먹지 않아서 소금인형 말도 잘 들리지 않았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었나 봐. 근데 난 그것도 모르고 민준이를 이해하기보다 왜 그러지 하며 평소처럼 해주길 바랐거든. 그래서 미안해. 민준이 상황도 모르고 마음도 몰라주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이야기해서 말이야.”
그랬더니 민준이가 하는 말은
“아하~ 그랬구나. 그래서 내가 정신도 없고, 사람들 말이 들리지 않았구나.”, “그리고 가슴도 쿵쾅거렸고 다리에 힘도 없었어.” 하며 이야기를 하였다.
“하지만 소금인형 잘못 아니야” 하고 이야기해 주는 민준이를 나는 말없이 꼭 안아주었다.
“민준아 더 많이 이해하지 못해, 더 많이 알아주지 않아 미안해. 그리고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해줘서 고맙고, 사랑해.”
난 그 이후로 민준이를 더 큰 눈으로 더 큰마음으로 보기로 결심했다.
여전히 부족한 나를 탓하지 않는 민준이에게 멋진 소금인형이 되기로 마음먹는다.
글 | 소금인형(산학교 통합교사)
*산학교는 공동육아의 철학과 이념을 바탕으로 세워진 초, 중등 9년제 대안학교입니다.